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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 뒷 골목의 소년 (용병)
이름: 아리현랑


등록일: 2017-01-21 05:29 (121.186.173..***)
조회수: 1549

아리현랑님의 소설방 최신글
* [2017/01/20] 0. 과거의 망령 (용병) [0]
 
나는 평범했던 가정에서 태어나 가정형편이 나빠지자, 10살도 채 안되는 나이에 도시 뒷 골목 그 언저리에 버려졌다. 그곳에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가득했고, 우리는 살기위해 소매치기나 도둑질을 일삼으며 돈을 벌고 음식얻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뒷 골목의 강력한 세력을 등에 업은 일개 나부랭이들에게 걸리게 되면 빼앗기기 일쑤였고, 나는 나의 힘으로 얻은 나의 것을 그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암기를 쓰는 법을 익혔고, 함정을 파놓거나 머릿싸움으로 다른 세력과 다투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일이 발생한 이후로 나는 언제나 혼자다녔다. 더이상 내가 남과 함께한다는 건 오히려, 그 사람에게 해가 될 뿐이니까...



내 집, 그래 뭐, 평범한 사람이 보기엔 거대한 쓰레기 통 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찾아낸 이 거대한 쓰레기 통은 숨기에도 좋고 밑에 깔린 쓰레기들이 푹신푹신하기 때문에, 근처에 숨겨둔 시트를 덮어깔고 그 위에서 자면 세상만사의 온갖 피로가 풀릴만큼 촉감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쓰레기들을 뒤지다보면 가끔씩 나오는 온전한 음식, 잡다한 읽을거리들은 나를 부유하게 만들어준다.
만약, 더럽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거지꼴에 뭘 더 바라는 거야?'



뒷골목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에서 살며, 오늘도 그곳에서 잠에서 깨어난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비몽사몽한채로 몸을 비틀거리며 거리로 발 걸음을 놀린다. 그렇게 거리로 나가면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잠을 깨우곤 하는데, 그러면 이따금 내 옆에 '크로노스' 라는 이름을 가진 사내가 앉아있을 때가 있다. 우린 서로 거리를 두고 앉기도 하고 그를 볼 때가 많은편은 아니기 때문에 서로간의 교류가 잦은편은 아니지만, 내가 잠을 깨고 그를 보자면, 그는 항상 내게 손을 흔들며 잘 잤냐는 듯이 먼저 인사한다. 그러면, 나 또한 자연스레 인사 겸, 알았다는 표현으로 손을 흔들어 답한다. 그때부터서야, 나는 겨우 또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몸 이곳 저곳을 충분히 풀어준 후, 작업(소매치기)을 계획한다.
이 빌어먹을 왕국은 거리를 나도는 사람들의 신분부터 육안으로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덕분에랄까... 작업을 계획하고 수행하기 수월한 편이다.(애초에 이 도시를 떠난 적도 없다.) 일단, 다년간의 경험상 보통의 옷을 입고다니는 사람들은 현물이나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설사 가지고 다닌다고 해도, 얼마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왠만해선 건들지 않는게 좋다. 그리고, 종종 보이는 양산을 들고 흰옷을 입거나 왠지 고풍스런 옷을 입고있는 아가씨들도 건들지 않는 편이 낫다. 그들은 항상 주위, 안보이는 곳에 경호원들이 있기 때문에 나같은 거렁뱅이 상판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작업을 쳤다 하더래도 금방 경호원들에게 걸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여행복과 함께 검이나 활, 혹은 지팡이 같은 것들을 가지고 다니는 이들은 마물이라고 불리우는 끔찍한 것들과 항시 싸우며 이곳저곳을 하염없이 방랑하는 모험가라는 놈들인데, 다가가지 않는게 좋다.(그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그저, 끔찍이가 옮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다.) 해서,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작업을 치기 손쉬운 부류... 그들은 바로 갓 상경한 지방의 시골 귀족들이다.
어차피, 내가사는 이 도시의 귀족들은 다들 하나같이 콧대 높은 고귀한 작자들이기 때문에 마차를 타고다닌다. 때문에, 작업을 치려고 마음을 먹는다 한들, 마차라는 거대한 벽앞에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에, 지방에서 갓 상경한 시골 귀족들이란 놈들은 온갖 허세와 부를 과시하며 길거리를 돋보이게 걸어다니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작업을 치기에는 현물과 돈을 가장많이 가지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그들이 가장 적합하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앳된 표정의 시골 귀족인듯한 소년을 보게 된 나는 재빨리 작업을 실행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일단, 소년의 맞은편에서 부터 천천히 다가간 나는 발을 헛딛어 넘어진척 그 소년과 부딪힌다.

"아얏!"

그렇게 소년과 몸이 엉키게 된다면 이때, 나는 슬쩍 그의 돈주머니를 훔친다. 그러면, 이제 남은 것은 최대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사과하는 일 뿐이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사과하며 조용히 소년의 눈치를 살폈다. 소년은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일어나, 나의 외관을 보며 '왠 거지야?' 라는 듯한 생각을 한 듯, 순간적으로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곤, 그 소년은 내게 말한다.

"아니요. 괜찮아요. 다친 곳은 없으세요?"

주위를 의식하기라도 하는 건지... 소년은 또한, 나를 일으켜주며 내가 다친곳은 없나 살핀다. 왠지, 상황이 약간 꼬인 느낌이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나는 허둥지둥 소년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어째서인지 소년은 나를 놔주지 않고 붙잡고선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치유마법을 걸어드릴께요. 사실, 전 '에테르' 라는 곳에서 온 치유 마법사거든요."

그리고, 곧 소년의 입에서 짤막한 마법주문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러자 허공에 생겨난 청록색의 빛이 내 몸을 휘감았고, 내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어차피 뭐, 치유마법이라고 해봤자 나는 넘어질때 과장되면서 다치지 않게 넘어졌었기에 그저 그뿐이었다. 그렇게 내 몸을 휘감던 청록색의 빛이 어느덧, 내 몸에 스며들자 혼자서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소년은

"몸을 깨끗하게 만드는 마법은 덤이에요. 그... 더러우면 위생상 몸에 안 좋으시니까... 어쨋든 그럼 전 이만."

라며, 알아듣지 못하는 소릴 지껄이고 가던길을 서두른다.

'...뭐야?'

그렇게 점점 멀어져가는 소년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나는 내 손에 쥐어든 소년의 호주머니를 품 속에 넣고 주변의 빵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입니까?"

가판대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는 빵들 중 하나를 가리키며 묻자 이 집 주인이라는 작자는 나를 불쾌하게 쳐다보며 날이 선 말투로 답한다.

"3블링이네."

그가 어째서 그런 행동을 취하는지 모르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훔친 호주머니 속의 동색 동전 9개를 꺼내 그에게 건넨다. 그리고, 내가 가리켰던 빵과 똑같은 종류의 빵 두개를 더 집어 하나는 입에 물고 나머지들은 양손에 쥐어들어서 빵집 주인에게의 인사는 생략한 채, 경쾌한 발걸음으로 거리를 거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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